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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13): 유식불교와 서구심리치료의 통합
-유식 삼성설 모델과 인지행동치료
기사입력 2021-08-05 오후 1:56:00 | 최종수정 2021-08-05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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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13): 유식불교와 서구심리치료의 통합
-유식 삼성설 모델과 인지행동치료

Ⅴ. 맺는말

본 연구는 유식 삼성설 가운데 특히 집착/변계소집성을 중심으로, 서구의 인지행동치료와 비교하여 통합하려는 관점에서 제작된 논문이다. 연구문제는 ‘유식 삼성설의 변계소집성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하는 것과 ‘인지행동치료(CBT)와 수용전념치료(ACT)의 주요 개념과 어떻게 통합될 수 있는가’하는 문헌에 기초한 해석학적인 접근을 취한다. 연구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먼저 유식의 삼성설/세 가지 성품을 새끼줄 비유로 설명하고, 수용전념치료의 세 종류 자기와의 상호비교하였다. 물론 완전하게 동일할 수는 없지만, 변계소집성/집착은 ‘개념자기’에, 의타기성/관계는 ‘과정자기’에, 원성실성/진실은 ‘맥락자기’에 상응한다. 단지 수용전념치료에서 ‘맥락자기’에 관찰기능을 넣지 않고, ‘과정자기’에 ‘관찰’의 기능을 부가시킨 것은, 그래야 관찰의 중재를 통해서 집착(개념자기/변계소집성)으로부터 진실(맥락자기/원성실성)에로 나아갈 수 있음을 말한다.

둘째는 문헌적으로 변계소집성에 대해서 『해심밀경』, 『대승장엄경론』, 『성유식론』 등의 유식 문헌을 중심으로 변계소집성의 성격과 작용에 대해서 고찰하였다. 변계소집은 언어적인 분별과 집착으로서 사유작용(想)의 영역에 속하고, 마음의 심층에 저장된 과거의 습기나 경험내용으로서의 종자에 의해서 발생하며, 자아와 세계에 대한 지속적인 집착을 의미한다고 정리할 수가 있다.

셋째로 유식의 변계소집성이 언어적인 분별의 사유작용으로 이해한다는 것은 치료의 전략을 환자의 사유작용에 두고 있는 인지치료의 가장 기본적인 관점과 상통한 점에서 비교의 대상이 된다. 괴로움의 원인을 사건보다는 사건에 대한 지각이나 해석에 초점을 맞춘 점은 유식과 인지로서 공통된 성격을 가진다.

하지만 유식불교는 사건을 촉발시킨 감각기관과 그에 상응하는 세계와의 연기적인 측면인 의타기성/과정자기를 명상의 도구로서 활용한 점에서 차이점이 있다.

넷째로 다시 인지행동치료의 장애발생 일반모델, 인지치료의 ABC이론 및 인지도식을 중심으로 양 관점을 비교 검토하였다. 양자의 공통점은 서로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측면이라면 차이점은 서로를 보완하거나 새로운 시도를 위한 실험의 과제라고 본다. 생각을 변화시키는 작업단계에서 사건, 생각, 감정을 구별하는 점은 양자가 동일한 관점이다.

하지만 사유의 변화를 현실적인 적응에 초점을 맞춘 인지치료와는 달리 ‘영상관법에 기반한 명상상담’은 현실적인 적응보다는 지식과 사고로부터의 근원적인 해탈, 깨달음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자아초월적인 관점을 가진다. 따라서 인지치료의 논박은 조심스럽고 현실적인 문법규칙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선문답은 관습적인 격식을 크게 억매이지 않고, 사물의 본질에 곧장 뛰어든다는 점에서 비교된다.

다섯째는 유식의 알라야식 연기설과 인지도식의 비교인데, 양자는 모두 문제의 핵심인 사건에 대한 해석은 과거의 경험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그것을 원인하여 현실의 조건에 맞아떨어지면 자동적으로 사건을 해석하는데 영향을 준다고 가정한다. 유식에서는 과거의 경험내용을 종자라고 하고, 인지치료에서는 인지(심리)도식이라고 부른다. 이들이 현실에 나타나는 방식을 인지치료에서는 대처행동(양식)이라고 부르고, 유식에서는 현행, 혹은 전식이라고 부른다.

유식불교는 인지치료로부터 종자를 발견하고, 그것을 현재의 경험에 연결시켜서, 행동의 변화를 가져오는 방식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점에 대해서 전통적인 해석학 접근은 너무 철학적이거나 번쇄한 이론에 치우쳐진 경향이 있다. 이런 점에서 알라야식 연기설과 비롯한 유식 심리학은 현실적인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인지행동치료와의 통합된 프로그램 개발과 임상연구가 절대적으로 요청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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