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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회심(回心), 무소유 명상작업(9)
-법정(法頂)스님의 『무소유』를 중심으로
기사입력 2021-03-02 오후 1:24:00 | 최종수정 2021-03-02 13:24        
연재9:
회심(回心), 무소유의 명상작업
-법정(法頂)스님의 『무소유』를 중심으로
Ⅰ. 머리말
Ⅱ. 소유관념
1. 소유시대에 대한 비판적 저항
2. 소유와 무소유의 개념
Ⅲ. 무소유의 명상
1. 회심(回心)의 명상작업
2. 무소유와 자비
Ⅳ. 맺는 말
.................................................................
2. 무소유와 자비

소유와 자비는 사실상 공존할 수 없다. 소유로 인하여 우리는 갈등하고 싸우게 된다. 기업이나 국가 간에는 전쟁도 불사하게 된다. 역사에서 종교집단도 예외는 아니었다. 소유는 더욱 많은 소유를 원하기에, 자비가 끼어들 틈이 없다.

반대로 무소유라면 자비는 저절로 넘쳐난다. <회심기(回心記)>에서 보듯이, 곧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의 통찰과 함께 소유 관념이 없으면 진정한 ‘자비’는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소유 관념을 깨뜨려서 자비심을 일으켜 세우는 작업이 바로 회심의 명상작업이다. 여기서 몇 가지 논의가 있을 수 있다.

첫째는 깨달음이나 직관적 수용의 제2단계와 논박을 통한 회심의 제3단계와의 선후 관계이다(깨달음→논박). 제3단계의 논박이 선행해서 제2단계의 깨달음이나 직관적 수용, 혹은 통찰이 생겨난 경우가 있지 않느냐 하는 반론이다(논박→통찰).

대부분 심리치료/심리상담에서는 ‘논박→통찰’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인지행동의 상담상황에서 인지적 오류에 대한 논박(Albert Ellis, 1998)이나 소크라테스적 문답이 선행하고(Robert D. Friedberg, 2018), 그 결과로서 인지적 오류나 신념이 교정되면서 깨달음이나 통찰이 생겨나는 사례가 많다.

이런 경우는 ‘논박’도 당사자 본인이 하기보다는 치유사/치료사/상담사가 주도적으로 이끈다. 반면 선문답이나 구도적 명상의 길에서는 먼저 당사자의 깨달음이나 직관이 선행하고[頓悟], 이후의 작업으로 논박이 뒤따르는[漸修] 경우가 더 많다.

이것은 ‘누가 삶의 문제를 소유하고, 그것의 해결을 어떻게 하느냐’이다. 치료/상담의 상황에서는 설사 인본주의적 관점에 서 있다고 해도, 문제를 가진 내담자보다는 그것을 돕고자 하는 치료사와 상담사가 주도하는 경우가 흔한 일이다.

반면에 『무소유』의 사례에서 보듯이, 구도의 명상작업에서는 철저하게 혼자인 구도자 본인이 자신의 문제를 직시하고 그것을 통찰하고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여 자신의 삶을 이끈다. 물론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스승에 의한 점검은 나중에 이루어진다.

두 번째 논의는 논박을 통한 회심의 제3단계와 자비로서 새롭게 살아가기의 제4단계와의 관계이다. 양자는 ‘어떤 관계인가’ 하는 내적 프로세스 문제이다. 이것은 내면으로부터 논박을 통해서 소유 관념이 깨지면, 회심이 일어나고 회심이 일어나면 바로 자비가 드러난다고 본다. 결과적으로 회심이란 대상에 대한 소유 관념이 사라지면서, 본래의 성품으로서 무소유의 자비가 불러일으키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무소유의 명상작업 :
소유관념(스트레스 고통)→ 깨달음→ 논박→ 회심→ (무소유)자비

자비는 바로 무소유의 징표이다. 자비는 회심으로부터 발생하고, 회심은 스트레스를 발생시키는 소유 관념의 논박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소유의 시대를 사는 우리는 소유 관념을 스트레스와 함께 매우 빈번하게 자주 일상에서 경험한다. 그때마다 스스로 논박하여 소유의 관념을 깨뜨리고 회심을 일으킨다. 그러면 소유 관념이 깨지면, 곧바로 타인을 수용하고 용서할 수 있는 자비가 생겨난다고 본 것이다.

세 번째 논의는 과연 자비란 소유 관념에 대한 논박을 통해서 곧장 이루어지는가 하는 점이다. 이것은 자비의 실제적인 경험과 실천의 중요성을 말한다. 논박의 경우는 소유 관념이 노출될 경우에 해당되고, 한편 발달적 관점에서는 자비란 ‘경험을 통한 학습’이란 점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저 앓을 만큼 앓다가 낫기를 바랄 뿐. 우리는 철저하게 무소유였다. 그는 헛소리하는 나를 밤 세워 간호했다. 다음 날 아랫마을에 간다고 하고 아주 늦게 돌아와 약사발을 들고 들어왔다. 그의 헌신적인 정성에 나는 어린애처럼 울어버리고 말았다.

그는 장장 80리 길을 걸어서 다녀온 것이다. 그는 한 푼도 없는 처지라, 탁발하였으리라. 그 돈으로 약을 지어왔을 것이다. 머나먼 밤길을 걸어와 약을 달였던것이다. 자비(慈悲)가 무엇인지를 나는 평생 처음 온 신심으로 절절하게 느낄 수 있다.

그토록 간절한 정성에 낫지 않을 병이 어디 있을까. 다음날로 나는 기동하게 되었다. 구도의 길에서 ‘안다’는 것은 ‘행(行)’에 비할 때 얼마나 보잘것없는 것인가. (잊을 수 없는 사람/신동아, 1970.4.)"

"편지를 들고 더벅머리 학생이 노승을 찾아왔다. 사연인즉 스님이 알아서 사람을 만들어달라는 것이었다. 편지를 보고 노승은 말없이 몸소 후원에 나가 늦은 저녁을 지어왔다. 저녁을 먹인 뒤 발을 씻으라고 대야에 가득 더운물을 떠다 주었다.

이때 더벅머리의 눈에서는 주르륵 눈물이 흘러냈다. 산에서 살면 누구나 다 아는 일이지만, 겨울철이면 나무들이 많이 꺽이고 만다. 모진 비바람에도 끄떡하지 않던 아름드리나무들이, 꿋꿋하게 고집스럽기만 하던 그 소나무들이 그 하얀 눈에 꺽이고 마는 것이다. 살인귀(殺人鬼) 앙굴리마알라를 귀의(歸依)시킨 것은 위엄도 권위도 아니었다. 그것은 오로지 자비(慈悲)였다.(설해목/불교신문, 1968. 4.)"

겨울 안거가 끝나는 해제절(解制節)을 앞두고 시름시름 아픈 법정을 도반이 정성스럽게 간호하여 주었던 것이나, 더벅머리 학생에게 밥을 지어주고 발을 씻을 따뜻한 대야 물을 가져다준 노승의 사례를 통해서, 우리는 자비가 무엇인지를 더 잘 이해하게 된다. 정확하게 말하면 이것은 ‘이해’가 아니고 ‘경험’이다.

자비는 자비로서 경험된다.
법정스님에게 ‘15년이 지난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아니 잊혀지지 않는 얼굴’, ‘자비의 화신인 도반(수현 스님)’을 만난 점은 스승이신 효봉 선사 다음으로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경험이었다. 마찬가지로 더벅머리 학생은 저녁을 지어주고, 따뜻한 물로 발을 씻게 해준 노스님을 만난 게 더없이 기쁜 행운이었을 것이다.

‘불교의 사회적인 실천이 자비이다. 자비(慈悲)의 개념은 자(慈)는 기쁨을 주는 것이고, 비(悲)는 고통을 뽑아주는 것이다(불교의 평화관/대학불연보, 1971.6.).’

(인경, 2017. 이런 자비 개념은 대승불교의 전형적인 해석이다. 이것은 說一切有部의 논서인 『阿毘達磨發智論』(T26, p.1010c, “思惟何等入慈定 答與有情樂 思惟何等入悲定 答拔有情苦”)과 『阿毘達磨大毘婆沙論』(T27, p.159b., “問何故名大悲 大悲是何義 答拔濟有情 增上苦難 故名大悲 復次捨 大安樂 救大苦難故名”)에서 비롯되었고, 중국 화엄에 깊게 영향을 미쳤다. 華嚴探玄記(T35, p.301c.), “問上文云 慈與樂悲拔苦 何故與此不同耶.”)

위의 사례는 자비가 교리적 설명이 아니고, 사상적인 논의가 아님을 분명하게 알게 한다. 『무소유』에서 법정은 이것을 고집스럽던 꿋꿋한 나무가 하얀 눈에 꺽이는 것에 비유하고, 혹은 반들반들한 바닷가의 돌맹이에 비유하기도 한다. 그것은 부드럽고 따뜻한 물결로 거친 돌들이 다듬어지면서 둥글둥글하게 변모한 것이지, 그것들은 위엄이나 권위가 아니었다는 말이다. 고집스러운 강함을 이기는 게 바로 부드러운 ‘자비’였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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