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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회심(回心), 무소유 명상작업(3)
-법정(法頂)스님의 『무소유』를 중심으로
기사입력 2021-01-20 오전 11:36:00 | 최종수정 2021-01-20 11:36        
연재3:
회심(回心), 무소유의 명상작업
-법정(法頂)스님의 『무소유』를 중심으로
인경(김형록)/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Ⅰ. 머리말
Ⅱ. 소유관념
1. 소유시대에 대한 비판적 저항
2. 소유와 무소유의 개념
Ⅲ. 무소유의 명상
1. 회심(回心)의 명상작업
2. 무소유와 자비
Ⅳ. 맺는 말
.................................................................
Ⅱ. 소유관념
1. 소유시대에 대한 비판적 저항

그러면서 서민과 부유층의 빈부격차는 갈수록 심해지는 형국이다. 근대화와 산업화의 이면에 도사린 양극화라는 사회적인 모순의 씨앗을 접하게 된다.

"그런데 이 아파트가 본래의 건축목적을 외면한 채 호화판으로 기울고 있으니 어떻게 된 노릇인가. 심지어 한 가구(家口)에 2천만 원짜리까지 있다니, 그것도 ‘파격적인 가격’이라고 한다니 서민들은 그야말로 파격적인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다. 호화판일수록 입주자(入住者)가 쇄도하기 때문인가. 허영심에 부채질하고 일부 여유자금의 부동산 투기(投機) 대상이 되기도 한다는 것, 이래서 서민들은 혜택권(圈) 밖에서 바람비를 맞는다. (아파트의 도서관/서울신문, 1973.9.)"

이렇게 보면, 현재의 부동산 투기문제는 1970년대에 학습된 오랜 역사의 결과이다. 당시에 2천만 원짜리 아파트는 현재에는 아마도 10억 이상 될 것이다. 고도성장기에 개발자들은 땅에 투자하여 많은 이윤을 남겼다. 아파트 문화란 무언가?

그것은 ‘보행을 잃어버렸고, 시야를 차단당하고, 아파트는 수직 공간만 있고, 평면 공간은 없다. 이웃과도 단절되고 무엇보다도 흙이 없다’. 그 속에서 인간은 ‘온실 속의 식물처럼 산다’(흙과 평면공간/중앙일보 1972.3.)

이렇게 보면 아파트는 군사정권의 수직적 문화의 유산이고, 대가족을 해체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현대문명은 편리하지만 인간적인 소통이 단절된 고독사이다.
아파트 문제는 여전히 더욱 심각하게 진행 중이다.

2020년 현 정부는 코로나19 정국에서도 부동산 3법을 앞세워 어느 정부도 이루지 못한, 부동산 투기를 잡고자 칼을 빼든 형국이다. 허허벌판이었던 강남에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이룬 ‘부동산 불패 신화’를 무너뜨리고 과연 집값을 잡을 수 있을까?

고도성장은 이윤추구이고 그것은 개발로 대표된다. 그것은 무분별한 자연환경의 침범이고, 산림의 해손(害損)을 동반한다. 조선 시대 이후로 산속에 은거해온 불교사찰도 이런 개발과 소유의 거대한 물결은 비켜가지 못하고, 마찬가지로 밀려 왔다.

"복원된 불국사는 그 같은 회고조의 감상을 용납하지 않는다. 가득 들어 찼기 때문에 기댈 만한 여백이 없어져버린 것이다. 복원된 불국사에서는 그윽한 풍경 소리 대신 씩씩하고 우렁찬 새마을 행진곡이 울려 퍼지는 같았다. (복원 불국사/서울신문, 1973.9.)"

"무더운 여름날이면 문득문득 산 생각이 난다. 그때마다 시냇물 소리를 그리워하며 속으로 앓는다. 훌쩍 찾아갈 산이 없어 날개가 접히고 만다. 요즈음 산사에는 그 풋풋한 산 냄새를 맡을 수 없다. 관광 한국이란 깃발 아래 그윽한 분위기가 사라지고 있다. (영원한 산/동아일보, 1973.7.)"

복원된 불국사에는 옛 정취를 느끼게 하는 ‘그윽한 풍경소리’가 없다. 대신에 ‘씩씩하고 우렁찬 개발의 행진곡이 울려 퍼지는’ 것 같다. 여백이 없다. 쉴 곳이 없다. 산업화의 물결로 사찰은 이제 공원이 되었고, 관광지가 되어 버렸다. 그뿐 아니라 사찰의 경내지(境內地)마저 개발업자에게 팔려나가 아파트를 짓기 위한 불도저 소리로 잠을 설쳐댄다(회심기/세대, 1972.12.).

이젠 ‘풋풋한 산 냄새’를 맡을 수 없다. 훌쩍 떠나고 싶지만, 갈 곳을 잃으면서 좌절하고 ‘날개를 접는다’. 그래서 『무소유』는 우리 시대에 슬픈 우리의 자화상이다. 그래서일까? 이렇게 자문자답(自問自答)한다.

"만약 인간의 역사가 ‘소유’사에서 ‘무소유’사로 그 향(向)을 바꾼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싸우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주지 못해 싸운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무소유/현대문학, 1971.3.)"

지난 50년을 되돌아보면, 확실하게 우리 역사는 ‘소유사’이다. 우리 문명은 법정의 소망대로 결코 방향을 바꾸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깊게 소유양식이 자리를 잡았고,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 선언한 제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여 우리는 새로운 형태로 새로운 ‘소유’를 창출해야만 한다고 주장을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경쟁에서 도태할 것이라고. 어찌할 수 없는 슬픈 우리의 문명이다. 우리는 달리는 열차를 붙잡기에는 너무나 무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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